흔히들 클래식은 어렵다 느낀다. 하지만, 들어보면 이 보다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놓아주기도 하고 격정적으로 끌어올려주기도 하는 게 클래식이다. 꼭 듣고 알아야만 음악인가. 듣고 느끼는 게 음악이다. 한옥도 뭔가 어렵다 느낀다. 하지만, 직접 보면 또 이 보다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건축 양식도 없다. 파아란 가을 하늘에 곱게 그려진 곡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가 된다.
클래식과 한옥은 그렇게 닮았다. 음악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그려지는 곡선이, 눈 앞에 곡선으로 드러나게 해줬던 현장. <민중의소리> 팟캐스트 '클래식데이트' 공개방송이 10월 18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렸다.
#1 카페 1930
피아졸라가 기타와 플루트를 위해서 작곡한 조곡으로, 탱고가 변하는 과정을 알려주는 탱고의 역사 그 중 2악장이다.
카페 1930은 피아졸라가 1930년대 당시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카페에서 들었던 탱고의 소리로, 우리를 매혹하는 선율로 유명하다
이날 공연은 앙상블 ‘라 메르 에 릴’이 맡았다. 라 메르는 불어로 바다라는 뜻으로 원래는 동해와 독도를 클래식 음악이나 연극 미술로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작곡가들은 독도에 다녀와서 독도에 관한 거 감명받아서 작곡하고 연주자들은 연주하고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단체다. 꼭 독도만을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영토분쟁이 있었던 나라의 곡이나 민족음악의 작곡가 곡들도 같이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씨는 단체를 만들고 여러 일을 겪으면서 이름을 바꾸게 된 과정을 설명해줬다. "원래는 독도사랑문화예술인회라는 단체였어요. 그런데 해외 공연을 하려하니까, 일본 쪽에서 왜 이 나라에서 독도를 얘기를 하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공연을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다 보니 대관도 힘들어지고 그런 점들이 있어서 이름을 바꾸게 됐어요."
"독도 하면 '독도는 우리 땅' 노래 하나만 기억돼 있어요. 굉장한 곡하나가 나오면 어떠한 것보다 힘이있다 생각해요. 핀란디아란 곡 때문에 핀란드가 유명해지고 알퐁소 도테가 소설을 잘써서 프랑스 지방이 교과서까지 실릴정도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도 그런 곡을 만들어보자. 그래서 여러 가지 구성으로 작곡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이 만들어질 계획입니다. 오늘은 그 곡을 못들려드리지만 11월 6일에 독도에 관한 연주를 들으실 수 있어요."
#2 서주와 판당고
스페인 플라멩고 뮤직이다. 판당고는 반드시 캐스터네츠, 스페인어로는 카스타누엘라라고 하는데 그것이 포함된 음악이다. 오늘은 그랑기타퀸텟의 5중주를 통해 들는다. 캐스터네츠 대신 기타를 통해서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다.
#3 바흐 사라방드
바이올린 독주로 들어볼 사라방드는 스페인 지역에서 발생한 춤곡이다.
탱고가 부에노스 아이레스 노역자를 위한 춤곡이었다면, 사라방드는 스페인의 궁정 춤곡이다. 바흐가 궁정에서 임금을 위해 쓴 곡이다.
스페인에서 발생한 사라방드는 서민 춤이었는데, 춤을 추면 경찰한테 잡혀갔다고도 한다. 이 곡은 궁정에서 만든 춤곡이니 잡혀가지는 않았겠다.
임금의 궁정에 앉아있다 생각하시면서 들어보시면 좋겠다.
‘라 메르 에 릴’은 독도와 동해를 위해서 문화예술인들이 독도를 알리고, 알리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독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같이 하고 싶다고 한다.
내년에 정기공연이 잡혀있다. 많은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것이 이들에게는 독도를 사랑하는 일이다.
이날 기타연주는 그랑기타퀸텟이 함께 했다. 김성진 연주자와 함께하는 팀이다. 퀸텟은 퀸텟만이 아니라 300명 규모 앙상블인데 굉장히 큰 연주회를 준비중이다. 초대형 무대인 만큼 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이라 한다.
남산골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연주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가을 냄시 물씬 풍기는 토요일 오후, 우연찮게 찾은 한옥마을에서 공연까지 즐기니 얼마나 즐거웠을까. 1시간 30분의 공연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끝이 났다.
#4 에스파냐 까니
스페인 집시곡이다. 까니가 집시를 뜻하는 비속어다. 전세계를 여행하는 집시. 음악이 아라비아 같은 느낌으로 동서양이 혼합이 된 감동을 전해준다.
#5 앵콜곡 티코티코
티코티코(Tico-Tico)는 브라질의 흥겨운 리듬이 잘 살아나는곡이며 다양한 악기편성으로 연주된다. 40년대 디즈니 만화 영화의 삽입곡으로 소개되면서 현재의 ‘’Tico Tico no Fuba’로 알려지게 됐다. 오늘날에도 재즈, 클래식,라틴 등 다양한 형태로 연주 녹음될 정도로 대중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있다.
팀 소개
앙상블 라 메르 에 릴‘앙상블 라 메르 에 릴’은 ‘독도사랑문화예술인회’의 새 이름입니다. ‘라 메르 에 릴(La Mer et L'Île)은 프랑스어로 바다와 섬을 의미하는데 이는 동해와 독도를 은유(metaphor)합니다. 이 앙상블은 동해와 독도의 아름다움을 문화예술을 통해 널리 알리고자 하는 100여명의 예술가들에 의하여 창립되었으며 현재까지 세 번의 정기공연을 개최하였고, 매 공연에서 독도를 주제로 한 음악(성악곡과 기악곡), 시, 현대무용 그리고 사진작품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랑기타퀸텟(Gran Guitar Quintet)한국 최대규모인 "그랑기타앙상블"의 단장인 김성진과 음악감독 정승원 그리고 각 파트의 수석 단원으로 이루어진 국내 유일의 기타5중주이며, 매년 수 십 차례 연주를 하고 있으며, 정통 클래식은 물론 스페니쉬, 탱고, 영화음악, 재즈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며 다양한 색체감과 막강한 퍼포먼스로 기타5중주 특유의 디테일과 개성있는 연주로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