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가 공공의료 중심이고, 일부 영리병원이 허용된 경우라면 그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공의료 기반이 취약합니다. OECD가 2008~2009년을 기준으로 조사해 공개한 '각국 보건 통계'를 보면, OECD 국가들의 공공병원 병상수 비중은 평균 75.1%였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으로 10.4%로 파악돼 OECD 평균의 7분의 1에 그쳤습니다. 의료체계를 시장에 맡겨 영리 추구 성향이 강한 미국의 공공병상 비중도 25.8%(2010년 기준)로 한국보다 많았습니다. 전체 의료비 중 공공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55% 정도로 OECD 국가 평균 72.2%에 한참 못 미칩니다. OECD 회원국 35개국 중 32등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과잉진료를 하지 않고 정직하게 진료하는 병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최근 척추전문병원, 네트워크병원 등이 많이 생기면서 척추수술이 많이 늘었습니다. 척추수술이나 관절수술의 경우 다른 나라의 5~6배 수준이고, 갑상선수술은 무려 10배나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상업적 진료가 심하다는 얘기인데요. 의료영리화 정책으로 상업적 진료를 하는 병원이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정직하게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