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티브 인터뷰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장 후보 “정몽준, 현대중공업 사망사고 단 한번도 사과 안해…후보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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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은 박근혜 정부에 의해 정당해산 위기에까지 몰리며 시련을 겪고 있다. 그러나 진보당은 6·4 지방선거에 ‘무능 독재정권 심판’을 내걸고 전국적으로 후보를 출마시키며 맞대응하고 있다. 진보당의 정태흥(42) 서울시장 후보도 그 최전선에 서 있다.

전남 담양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 91학번인 그는 1995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3기 의장(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서 광주 5·18 관련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처벌 투쟁에 앞장선 이력이 있다. 현재는 통합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7선 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재선을 노리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에 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정태흥 후보는 ‘진보정당’의 정체성, ‘진짜 야당’의 선명성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민중의소리>는 세월호 참사 한 달째이자 지방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16일 국회에서 정태흥 후보를 만났다. 정태흥 후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사망사고 한번도 사과 안했다”

정몽준 후보가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산업재해 사고로 두 달 동안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태흥 후보는 정몽준 후보를 향해 “정몽준 후보는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관련 책임대책도 내놓은 적 없다”며 “타 후보에게 안전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대중공업이 정몽준 후보 확정 다음날 ‘안전경영 쇄신 종합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선거용”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들이 현대중공업 산재 문제를 지적했을 때 정몽준 후보는 “진보당의 비난”이라며 이를 무시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태흥 후보는 “진실한 목소리를 얘기하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마치 그 이면에 뭔가 있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색깔론으로 몰아간다”며 “이런 부분 자체가 서울시장 후보로서 자격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정몽준 후보가 후보로 선출된 다음에야 겨우 ‘안전경영 쇄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 한마디로 선거용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거나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하는 마음이 전혀 없는 조건에서 결국 국민들이 지탄하니까 임시방편용으로, 선거용으로 내놓은 대책이다.”

“진실한 목소리를 얘기하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마치 그 이면에 뭔가 있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색깔론으로 몰아간다,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이런 부분 자체가 서울시장 후보로서 자격 없는 것 아니냐. 현대중공업 책임자로서 책임자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본다.”

정태흥 후보는 정몽준 후보가 흘렸던 눈물에 대해 “악어의 눈물”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정몽준 후보는 지난 12일 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 도중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향한 막내아들의 “국민이 미개” 발언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정태흥 후보는 “유족들이나 실종자들을 위해서 흘린 눈물이 아니라 막내아들 용서해달라는 눈물이었다”며 “결국 막내아들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 대한 눈물”이라고 비판했다.

“후보수락 연설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그것이 유족들이나 아직도 돌아오고 있지 못한 실종자들을 위해서 흘린 눈물이 아니라 막내아들 용서해달라는 눈물이었다. 결국 막내아들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 대한 눈물이고 사실상 ‘악어의 눈물’로 보인다. 유족들 곁에서, 실종자 가족들 곁에서 눈물을 흘렸어야 한다.”

“박원순 시장 긍정적 평가…다만 이명박·오세훈 시절 적폐 못 도려내”

정태흥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는 “당선됐을 때 약속한 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무엇보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명박·오세훈 시절의 적폐를 완전히 도려내지는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최근 지하철 2호선 열차 추돌 사고와 관련해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경영효율화·규제완화 차원에서 도입된 ‘이중신호체계’에 따른 ‘신호 오류’ 문제가 계속 제기됐음에도 박원순 시장이 이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뉴타운 재개발구역 출구전략을 강력하고 신속하게 추진하지 못했고, 서울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도 소득수준이나 처우를 완전히 개선하지 못한 채 단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박원순 시장이 재보선에서 당선됐을 때 약속한 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실현 문제, 임대주택 8만호 공급 문제, 그 다음에 재정적자 줄이기 위한 노력,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참여예산 관련한 것 등 여러 부분에서. 무엇보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이 긍정적인 평가 부분이다.”

“다만 이명박·오세훈 시절의 적폐를 완전히 도려내지는 못했다. 이번에 지하철 2호선 추돌 사고가 있었는데,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에 경영효율화라는 이름으로 규제완화, 비용 절감한다면서 세계에서 유례없는 이중신호체계를 지하철 2호선에 도입했다.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이 신호 오류가 계속 발생한다는 것을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 들어오면서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지하철 예산을 줄였고 그로 인해서 결과적으로는 대형사고가 난 것 아니겠나.”

“송파구 세모녀 죽음, 장애인 송국현 죽음 잊혀선 안된다”

정태흥 후보는 서울 송파구 세 모녀의 죽음, 장애등급제에 막혀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화마에 숨진 중증장애인 고 송국현씨 등을 언급하며 이들 사안이 잊혀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생활보장법 상 부양의무제와 장애인등급제를 폐지하는 한편, 서울시 차원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 지원을 위해 ‘원스톱 긴급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의 자살 문제도 언급하며 인원 확충, 처우 개선 등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등급제를 폐지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장애인들이 광화문역에서 벌써 600일 넘도록 농성하는데 역시 똑같이 예산 이유로 폐지를 안 하고 있다.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들의 목소리 들어서 해야 하지 않겠나.”

“정부는 결국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실태조사 하겠다고만 말했는데 실태조사 결과가 언제 나오고 그분들을 위한 대책이 무엇인지 잊히고 있다.”

“송파 세 모녀 죽음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기초생활보장법 부양의무제까지 손을 다 봐야 되는 것 아니냐. 그 법이 폐지되기 전이라도 극단적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이 언제든지 도움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 긴급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도 자살을 한다. 워낙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그러면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려야 하는데 못하는 데서 오는 좌절감이다. 결국 긴급복지체계를 구축하려고 해도 담당하는 사람 있어야 한다. 사회복지공무원을 대폭 확충하고, 그분들도 처우 개선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뉴타운’ 문제 해결도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직권해제와 일몰제를 통한 뉴타운 신속 백지화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서울시장의 의지”라며 “경기도의 경우 (주민의) 25% 동의를 얻으면 직권해제 할 수 있게 돼 있다. 서울도 25%로 직권해제 하는 방안을 찾아내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 재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몽준 후보에 대해선 “뉴타운 지역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정말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 있나”라며 “주택경기 부양 등의 이름으로 또다시 제2의 용산참사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심히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산업안전 문제 관련해선 제2 롯데월드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기업살인처벌법 도입과 서울시 ‘산재율 제로’ 조례 제정을 통해 건설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태흥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결국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해 왔던 박근혜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해야겠다”며 “그래야 세월호 참사가 재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며 △내각 총사퇴와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희생자 가족들이 요구하는 권한을 가진 ‘국민조사위원회’ 구성 △특검 도입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정태흥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처럼 낮에는 비판하고 밤에는 야합하는 일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의 2중대가 돼서 종북공세에 짓눌려 색깔공세에 동조하는 굴욕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탄압이 들어와도 노동자·서민을 믿고 끝까지 견결하게 원칙을 지키면서 진실의 승리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